미국장로교 국내선교부

교회 갱신, 교회 개척, 선교적 협력

[첫째칸] 담임 목사가 교회 분쟁의 중심에 있을 때 - 심수영 목사


이민 교회의 역사는 갈등과 분쟁으로 얼룩져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뼈아픈 경험이 없는 목회자란 존재할까? 물론 갈등을 통해서 하나님의 주권적인 뜻이 이루어진다. 또한 목회자와 성도를 성화하시는 은혜를 체험하기도 한다. 그러나 갈등과 분쟁은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남기고 하나님의 나라와 영광에 적지않은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교회 분쟁을 예방하는 것이 목회 리더십의 중요한 지혜와 역량이겠지만 용서 받은 죄인들의 성화 과정 중에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성장 통이다. 또한 교회 분쟁의 원인이 꼭 목회자에게 있는 것은 아니지만 직무 상 담임 목사는 모든 갈등과 분쟁의 중심에 서 있을 수 밖에 없다. 원인 제공자가 아니라면 해결해야 하는 영적 리더로서 말이다. 20년 넘게 한 교회를 목회하면서 작고 큰 수다한 갈등과 분쟁 가운데 서 있었던 내 자신을 돌아보면서 너무도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조금 더 성숙 했었으면 하는 생각에 다음과 같은 제안을 한다.


1. 책임을 져라. (Take responsibility)

모든 갈등과 분쟁의 원인을 자신에게 돌리자는 의미는 물론 아니다. 다만 다른 사람들을 탓하고 자기 방어에 연연하는 태도를 지양 하자는 것이다. 모든 관계에 있어서 갈등이 해소되지 않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자기 방어의 목 소리가 지배하기 때문이다. 그 내면에는 피해의식과 상한 감정이 움츠리고 있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상대방에게 상처 주는 말과 행동을 하게한다. 작은 문제의 불꽃이 책임 있게 다루지 않을 때 겉잡을 수 없는 큰 불을 일으키게 한다. 

갈등과 분쟁 가운데 책임을 지는 목회자는 피해의식과 상처의 감정으로부터 자유 하다. 자유 하다는 의미는 무엇일까? 그런 감정이 없어진다는 것일까? 부정하는 것일까? 아니다. 다만 주님의 도움으로 그런 감정의 지배를 받지 않고 끌려 다니지 않는 것이다. 또한 다른 사람들의 실수와 잘못을 지적하기 보다 자신의 부족함과 책임을 지지 못한 부분을 인정하는 용기가 필요할 것이다.     


2.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고 이해하라. (Understand the root issues)

아내와의 갈등을 겪으면서 발견한 나의 큰 착각과 실수는 문제의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경청하지 못해 일어난 관계의 문제를 오히려 설득하려 했다. 이런 나의 어리석고 성숙하지 못함이 목회에서도 적지 않게 드러났다. 부부 관계처럼 교회 내에서의 갈등과 분쟁은 대게 대수롭지 않은 것에서 시작되지만 골이 깊은 문제로 번지기 쉽다. 왜 일까? 감정이 상해 있거나 관계에 금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러한 내면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분쟁이 해결될 리는 만무하다.

특히 목회자가 공격 대상이 될 때 간과하지 말아야 하는 점이 이것이다. 사실이 아닐 뿐더러 말도 안되는 것을 가지고 공격을 당할 때 극구 해명하고 방어하기만 한다면 해결의 실마리를 풀 수 없게 된다. 사랑과 겸손으로 다가간다면 상한 감정과 관계의 문제로 인한 닫힌 마음이 열리고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환우/가족을 대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공감(ampathy)이라고 한다. 환우의 말이 사실이 아니고 상식적이지 않더라고 아프고, 힘들도, 화가 난 감정에 대해 공감하라는 것이다. “그게 아니야”가 아니라 “무척 힘들고 두려웠구나”라고 감정이입을 하는 것이다. 나의 어떤 말이나 모습에 대해 힘들어 하는 아내에게 무던히 해명하고 생각을 고치려 했던 노력은 더 많은 상처와 실망을 초래했다. 나의 자존심으로 인해 여전히 힘들지만 문제와 갈등의 관계 가운데 경청할 것을 스스로 다짐해 본다.     


3. 자신의 동기를 점검하라. (Check your motive)

앞에 언급한 제안과 연결되는 갈등과 분쟁의 건강하고 실질적인 해결 지혜는 자신의 동기를 점검하는 것이다. 무엇을 어떻게 하느냐 보다 더 본질적이고 중대한 것은 왜에 대한 질문이다. 왜 동기가 중요할까? 우리 모두 동일한 것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나에게도 사람들의 동기가 중요하다. 아무리 좋아 보여도 동기가 불순한 사람을 신뢰하기 어렵다. 실수가 있고 잘 못했어도 동기가 선하며 용서가 그리 어렵지 않다.

PCA 교단 헌법 권징 조례 27-3에 권징의 세가지 중요성을 언급한다. 첫 째는 하나님의 영광, 둘 째는 교회의 순결성 유지, 그리고 셋 째는 죄인을 보호하며 회개 시키기 위함이다. 결국은 사랑이다. 하나님과 교회, 심지어 죄인을 사랑하는 것이 목적이고 동기이다.

갈등과 분쟁의 소용돌이 가운데 사랑이 빠져있을 때가 얼마나 많은가? 이기기 위해서, 아니 더 솔직히 말하자면 지기 싫어서 다툰다. 하나님과 교회, 그리고 상대방을 사랑하지 못할 때,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과 가정을 위해 경건하고 건강한 선택을 내리긴 쉽지않다.


4. 복음으로 대처하라. (Live out the gospel)

강단에서 선포하는 복음의 메시지를 살아야 한다. 갈등과 분쟁 가운데 있을 때는 더욱 그렇다.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What Would Jesus Do? (WWJD)라고 쓰여진 티셔츠와 팔찌는 미국에서 90년도에 유행했다. 분쟁과 갈등 가운데에서 예수님은 어떻게 하셨는가? 배신하는 베드로를 위해 기도했다. 빌라도 앞에 잠잠하시기도 했다. 물론 바리새인들과 사두개인들 앞에서 담대하게 진리를 선포하셨다. 흔들리지 않는 자신의 정체성을 가지셨다. 그리고 용서와 십자가의 희생을 길을 가셨다.

시행착오와 쓰라린 경험을 통해 피해야 하는 복음으로 대처하지 않는 몇 가지 방법을 나는 알고 있다. 이멜로 논쟁을 벌이는 것이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말싸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말이 기록에 남는 취약점도 고려해야 한다. 또한 사람보다 다른 것을 중요시 여기는 것이다. 사람의 숫자와 힘으로 이기려는 것이다. 부 교역자 당시 반대하는 사람들이 서명운동을 한다는 말을 듣고 담임 목사는 같은 방법으로 교회 내에서 그리고 부교역자들에게 자신을 지지하는 서명운동을 강요했다. 결과는 시작부터 뻔한 것이 아닌가? 강하고자 하면 약해지고 하나님 앞에서 약하면 강해지는 것이 복음의 공식이다. 예수님의 고난과 죽음의 길 앞에서 기도하셨다. 자신의 고민과 갈등, 아픔을 하나님 앞에 쏟으셨다. 그리고 자신을 위하지 않고 하늘 아버지의 뜻을 위한 선택의 기도를 하셨다. 뜻하지 않은 교회 내의 갈등과 분쟁 가운데 철저하게 엎드리고 기도하는 지도자를 주님이 보실 것이다. 또한 성도들도 그 진정성을 보고 따를 것이다.   


5. 좋은 코치와 조언자를 찾으라. (Get good advisors and coaches)

감정의 시비가 엇갈리고 불안한 상황 속에서 내가 듣고 싶은 말이 아니라 필요한 말을 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특히 코치의 역할이 중요하다. 코치는 답을 주지 않는다. 자신의 경험이나 의견을 말하지 않는다. 물론 나의 상황을 충분하게 경청하는 가운데 내가 건강하게 생각하고 복음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중요하고 강력한 질문을 해준다.

  • 지금의 상황을 30,000ft 고도로 올라가서 본다면 어떻게 보일까요?
  • 갈등의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원인을 해결할 수 방법이 무엇일까요?
  • 여러 매듭으로 엉켜있는 상황에 가장 먼저 풀어야 할 매듭이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왜?
  • 이 어려움을 통해 어떤 결과/열매가 맺어 지기를 기대합니까?
  • 본인의 영적/감성적/개인적/가정적/관계적/육체적 건강 상태는 어떻습니까?
  • 앞으로 이런 갈등과 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입니까?

문제 해결과 발전을 위해 기업들은 컨설턴트와 코치를 고용하기 위해 어마어마한 투자를 주저하지 않는다. 물건을 파는 비지니스를 위해서도 그렇게 한다면 천하보다 귀한 목회자 자신과 많은 영혼들을 위해서라면 더욱 필요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외친다. Get a coach and be a coach! 코치를 두고 코치가 되어라! 꼭 갈등과 분쟁 해결을 위해서만 아니라 자신과 사역의 발전과 성장을 위해서이다.


6. 쉼과 재충전의 기회를 가지라. (Take time to rest and refreshed)

자신과 가정을 돌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60이 되어서 더욱 절실하게 느낀다. 치아와 기본적인 육체의 건강을 미리 돌보지 않은 그 대가를 치르는 것이 너무도 후회된다. 육체적인 건강 뿐이겠는가? 자동차 사고가 났을 때 차가 damage 되었으면 몸도 damage 되었다는 말이 있다. 교회 내의 갈등과 분쟁을 겪으면서 나에게도 상처와 아픔이 있었다. 물론 그것이 목회자가 감당해야 하는 대가일 수도 있다. 그리고 모든 문제를 내가 해결 하거나 모든 사람들을 내가 바꿀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그러나 한 가지는 분명히 할 수 있다. 나와 가정을 돌보는 것이다. 누구도 해 줄 수 없는 것이다. 문제로부터 자유 할 수 있는 시간과 장소의 공간을 의도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충분한 쉼과 잠, 영양섭취와 운동은 물론 사랑하는 가족과 건강한 사람들과의 행복한 교제가 있어야 한다.

늘 내 자신이 충분히 숙면한다고 생각했는데 근래에 깜짝 놀란 사실을 발견했다. 한 지인의 추천으로Apply Watch를 차고 자면서 data를 보게 되었는데 잘 숙면을 하지 못함을 알게 되었다. 여러가지 원인을 찾고 필요하고 적절한 조절을 하고 있다. 숙면 외에도 돌아보고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동원해서 내 자신과 가정의 건강 상태를 점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힘들과 어려운 상황일 수록 쉼과 재충전의 기회를 가짐으로 목회자들이 자신을 돌보고 사랑하는 법을 배우고 교회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진정한 리더로 성장하기를 갈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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